분양권 전매에 '잔금 선납' 요구한 분양사⋯법원 "이행거절, 계약금 돌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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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10-19본문
3줄 요약
누가: 분양권을 넘기려던 수분양자가 분양사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 얼마: 계약금 1,700만 원과 연 12% 지연손해금 반환(항소 기각, 확정) 왜: 분양사가 계약에 없는 '잔금 일부 선납'을 요구하며 전매 승인을 거절한 건 명백한 이행거절이라는 판단
분양권을 전매하려는데 분양사가 계약서에 없는 조건을 내걸며 승인을 거절한다면,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
인천지방법원 제3민사부(항소심)는 2025년 10월 이런 요구가 명백한 이행거절에 해당한다며, 수분양자가 독촉 없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수분양자의 손을 들어줬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수분양자 A씨는 2021년 10월 분양사 B사와 건물 분양계약을 맺었고, 계약금 1,700만 원을 낸 상태였다.
분양계약서 제4조에 따르면, 수분양자가 분양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전매'를 하려면 B사가 요구하는 서류를 내고 승인을 받아야 했다. 미납 분양대금 등 B사에 대한 채무를 정리하고, 중도금 대출이 있으면 대출 승계나 상환을 마친 경우에만 전매를 신청할 수 있었다.
이후 2023년 3월, A씨는 분양권을 전매하려고 B사에 양도 승인을 요청했다.
분양사는 전매 승인에 어떤 조건을 걸었을까?⋯기일 전 잔금 일부 선납
B사는 양수인이 잔금을 낼 여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잔금 지급 기일이 오기도 전에 잔금 중 500만 원을 먼저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명의변경을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B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다는 뜻을 소장에 담아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계약에 없는 잔금 선납 요구는 이행거절일까
재판부는 B사의 잔금 선납 요구를 이행거절로 봤다. 이행거절은 계약 당사자가 자기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분명히 밝히는 것을 말한다.
재판 과정에서 B사는 전매가 자신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 양수인의 자금 능력을 보고 승인 여부를 정할 재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양수인의 신용을 보강하려는 요구였으니 정당했다는 것이다. A씨가 중도금 대출 승계 확인서를 내지 않았고 이행을 최고하지도 않은 채 한 해제는 무효라고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계약상 B사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양수인의 중도금 대출채무 인수 여부까지라며 "양도인에게 잔금의 일부를 미리 납부할 것을 요구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잔금을 미리 내지 않으면 양도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B사의 태도를 두고 "이 사건 분양계약 제4조에 기재되지 아니한 조건을 분양권 양도의 승인에 사후적으로 결부시키면서 자신의 의무이행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B사가 분양권 양도를 승인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하고 종국적으로 밝혔다고 봤다.
독촉 없이 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
재판부는 B사가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힌 만큼 A씨가 최고(독촉)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봤다.
보통 계약을 해제하려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을 최고하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상대방이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면 예외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쌍무계약에 있어서 당사자의 일방이 미리 자기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명한 때에는 상대방은 이행의 최고나 자기 채무의 이행의 제공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해제 의사를 담은 소장이 2023년 9월 B사에 송달되면서 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다.
계약이 해제되면 분양사는 무엇을 돌려줘야 할까
재판부는 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즉 계약 전 상태로 되돌리는 조치로 B사가 A씨에게 계약금 1,700만 원과 2023년 9월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B사의 항소는 기각됐다.
항소심에서 A씨를 공동대리한 법무법인 새로 엄진 변호사는 "계약서에 없는 조건을 분양권 양도 승인에 사후적으로 붙인 것을 이행거절로 본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진 변호사는 "분양사가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힌 만큼 이행의 최고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